오는 7월 도쿄올림픽이 해외 관객 없이 치르기로 결정되자 일본의 호텔업계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일본에서는 ‘2020 도쿄올림픽’ 특수를 노리고 도쿄는 물론 오사카, 교토, 삿포로 등 주요 도시에 호텔이 우후죽순 생겨났었다. 하지만 해외 관광객 없이, 그것도 국내 관객만으로 올림픽 경기장의 50% 이하를 채우기로 사실상 결정됨에 따라 호텔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코로나19로 인해 호텔업계가 빈사상태에 빠진 것은 세계적 현상이지만 일본은 특히 심각하다. NHK 방송은 지난 4월 1일 관광청 통계를 인용해 올해 2월 호텔과 여관 등을 이
메이지(明治) 시대의 근대화 과정에서 ‘일본 자본주의 아버지’로 불린 시부사와 에이이치(澁澤榮一)가 부활한 것 같은 분위기다. 일본엔 요즘 19세기 말부터 은행, 주식회사, 증권거래소를 도입하고 500개의 회사를 만들어 일본 경제의 기틀을 만든 시부사와 열풍이 거세다.올해 들어 일본 언론 중에서 사망한 지 90년이 된 시부사와를 특집으로 다루지 않은 매체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2월 8개 면에 걸쳐서 그의 업적을 다루는 이례적 기획을 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시부사와 에이이치를 걷는다’는 연재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확대를 억제하는 것과 동시에 도쿄올림픽 실현을 위해서도 빠뜨릴 수 없는 비장의 무기.”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 2월 17일 일본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해 부여한 시대적 의미다. 그만큼 일본 전국에서 실시 중인 백신 접종은 도쿄올림픽 개최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앞으로 3~4개월 내에 백신 접종이 효력을 내지 못하면 오는 7월 23일 도쿄 국립경기장의 성화가 불을 밝힐지 확신할 수 없게 된다. 이 때문에 백신 접종 시작은 일본 전 국민의 관심사였다.일본의 도쿄의료센터에서 지난 2월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일·한 관계에 대해 파격적으로 말한 배경이 궁금하다.”문 대통령의 지난 1월 회견 후, 한국에 관심 있는 일본인들로부터 이런 얘기를 듣고 있다. 올해도 대일 강경 발언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던 이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그의 진의(眞意)를 묻고 있다. 문 대통령의 회견 중 일본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크게 세 가지다.일본이 주목한 기자회견의 세 대목① “2015년도 양국 정부 간 위안부 문제 합의가 공식 합의였다는 점을 인정한다.”② “(법원의 위안부 배상 판결은) 솔직히 좀 곤혹스러운 것이 사실.”③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자가 30만명을 넘는 일본에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초래한 변화 중 주목할 만한 것은 인구 집중 문제가 심각한 도쿄도의 인구가 줄기 시작했다는 것이다.일본 총무성의 2020년 인구이동 보고서에 따르면 11월 도쿄도의 전출자 수는 2만8077명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 같은 시기에 비해 19.3% 증가한 것이다. 반면 전입자 수는 2만4044명으로 6.8% 줄어들었다. 11월 도쿄의 전출 초과는 4033명으로 10월의 2715명보다 50% 가까이 증가했다. 도쿄를
2018년 10월 대법원의 징용배상 판결 이후 바닥으로 추락한 한·일 관계가 조금도 개선되지 않은 채 2021년을 맞았다. 지난 2년여간 양국 정부는 사사건건 충돌하며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극히 제한적인 협력만 하는 관계가 돼 버렸다. 올 한 해는 어떨까. 수교 56년을 맞은 한·일 관계에 영향을 미칠 4가지 변수를 중심으로 전망해 본다.1 도쿄올림픽한·일 양국 정부가 2019년 일본의 반도체부품 등의 수출규제로 격하게 부딪친 후, 처음으로 협력의 접점(接點)을 찾은 것이 도쿄올림픽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은 요즘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의 외교·안보 관련 움직임에 미소 짓고 있다. 전통적으로 일본은 리버럴 성향의 미 민주당 정부와는 불편한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그런 우려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전망이 일본 정부 안팎에서 나온다.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지난 11월 12일 스가 총리와 바이든 당선인의 전화 통화다. 당시 취임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외교 경험이 부족한 스가는 상당히 긴장한 상태였다. 전화 통화를 준비한 외무성도 어떤 대화가 오갈지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웠다. 하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자산이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급격히 팽창하고 있다. BOJ 자산은 지난 11월 말 사상 처음으로 700조엔(약 7364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11월 553조엔이던 BOJ 자산이 1년 만에 27%가 늘어난 것이다. BOJ 자산을 미 달러화로 환산하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와 유럽중앙은행(ECB)을 압도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BOJ 자산은 일본 국내총생산(GDP) 의 130% 규모. FRB의 GDP 대비 보유 자산 비율이 20%, ECB는 40%인 것과 비교하면 JOB의 비대화(
한국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월성원전 1호기 폐쇄를 무리하게 밀어붙여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동해(東海) 건너편에서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피해를 입어 운영이 중단된 미야기(宮城)현의 오나가와(女川)원전 2호기가 재가동 승인 및 주민동의 절차를 모두 마쳤다. 지난 10월 미야기현 의회가 오나가와원전 재가동 청원을 채택한 데 이어 지난 11월 11일 무라이 요시히로(村井嘉浩) 지사가 동의 의사를 최종 표명했다. 이로써 오나가와원전은 2022년 재가동이 확정됐다. 동일본대지진 피해를 당한 3개 현(후쿠시
역대 최악의 한·일관계에 대형 악재가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11년 노심용융(爐心鎔融·Meltdown)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를 방사성물질의 농도를 낮춘 후 해양 방류하는 방안을 조만간 결정한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은 지난 10월로 예상됐던 후쿠시마 오염수의 방류 결정을 일단 보류했으나 연내(年內)에 이를 결정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경제산업상은 지난 10월 기자회견에서 “(오염수가) 매일 증가하는 것을 고려하면 처분 방침을 결정하지 않고 미룰 수는 없다”
미·일동맹이 지구를 넘어서 우주 공간으로 팽창하고 있다.일본은 지난 5월 미·일 간 협의에 기반해 우주부대를 창설한 데 이어 지난 10월 13일 미국이 280억달러를 투입해 추진 중인 ‘아르테미스(Artemis)’ 달 탐사 프로젝트에 핵심 파트너로 참여했다. 이에 앞서 일본의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지난 7월 미 항공우주국(NASA)과 아르테미스와 관련한 사전합의를 체결, 상호 협력을 확인한 바 있다. 2024년까지 달의 남극에 우주비행사를 보내는 아르테미스에 초대받은 7개국 중에서 일본은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지난 9월 취임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자신이 처음으로 맞닥뜨릴 외교 문제가 한·일 관계가 될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도쿄의 외교 소식통들은 스가가 분(分) 단위로 쪼개 쓰는 일정 속에서도 외무성으로부터 징용 기업 자산의 현금화 가능성에 대한 보고를 빠짐없이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법원의 판단에 따라 언제든지 ‘현금화 국면’이 시작될 수 있기에 이를 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스가는 취임 전에 관방장관으로 수차례에 걸쳐 일본 기업 자산이 매각되면 즉각 보복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일본 정부가 비밀리
‘아베 없는 아베 내각 출범’.지난 9월 16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이 발족한 데 대한 아사히신문의 평가다. 이 신문의 지적대로 20명의 내각 각료 중 아소 다로(麻生太郞) 재무상 등 직전 아베 내각의 8명이 유임됐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이 관방장관으로 이동한 것을 포함 3명은 보직만 바꿨다. 다무라 노리히사(田村憲久)를 포함한 4명은 이번에 다시 후생상 등으로 내각에 복귀했다. 스가 내각에서 ‘아베 각료’만 15명으로 4분의 3을 차지한다. 1982년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曽根康弘)가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일본의 차기 총리가 될 자민당 총재를 새로 뽑는 선거는 오는 9월 14일 열리지만 이미 일본 사회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대세론이 퍼져 있다.2012년 2차 아베 내각 발족 당시부터 7년9개월째 관방장관으로 일해온 그가 아베 신조(安倍晋三)의 후임으로 차기 총리가 되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9월 들어 일본의 TV와 신문, 잡지는 경쟁적으로 스가의 성장 배경, 정책, 인간관계 분석에 나서고 있다. 다양한 패널들이 출연하는 TV 와이드쇼에서는 “스가는 왜 술은 못 마시고 팬케이크만 좋아하느냐”고 토론하기도 했다.총리 후보로서
올해 들어 일본 지식인 사회에서 가장 크게 화제가 됐던 TV프로그램은 단연 NHK의 와타나베 쓰네오(渡邊恒雄·94) 요미우리신문 대표 겸 주필 인터뷰다. 3월과 8월에 걸쳐 2부작으로 방송된 인터뷰는 현재까지 모두 4차례 재방송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아흔이 넘은 와타나베가 자신의 집무실에서 전성기 못지않은 기억력과 논리력으로 쇼와(昭和)시대, 헤이세이(平成)시대 정치에 대해 회고하는 모습은 많은 일본인을 놀라게 했다. 요미우리신문의 라이벌인 아사히신문은 상(上)편이 방송된 후 “와타나베 주필의 마음 좋은 할아버지 같은 모습은 독재
기자 “아베 총리가 지난 7월 6일 토혈(吐血)한 것 아니냐는 주간지 보도가 나왔다. 그리고 최근 (총리의) 저녁 회식 일정이 적고 오후 6시대에 퇴근하는 경우가 자주 보인다. 아베 총리의 건강상태를 불안하게 보는 목소리가 있는데 사실 관계를 알려주기 바란다.”스가 관방장관 “나는 연일 총리를 만나고 있다. 담담히 직무에 전념하고 있다. 건강에 전혀 문제없다고 생각한다.”지난 8월 4일 오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의 정례 브리핑에서는 이 같은 문답이 오갔다. 일본의 한 주간지가 ‘아베 총리 7월 6일 토혈’이라고 보도한 것
세계에서 고령화 문제가 가장 심각한 일본 사회에 예상하지 못한 적(敵)이 나타났다. 이상기후에 따른 폭우와 무더위로 재해약자(災害弱者)인 고령자가 가장 먼저 희생되고 있다. 고령화가 재해가 닥쳤을 때 참사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일본 구마모토(熊本)현 구마무라(球磨村)에 위치한 2층짜리 노인요양시설 센주엔(千壽園). 70명의 고령자를 수용하는 이곳은 7월 초만 해도 폭우에 대해 크게 염려하지 않았다. 수년 전, 이곳 앞을 흐르는 하천의 수위 상승을 막기 위한 시설이 만들어졌다. 1년에 두 차례 요양원 침수 상황을 상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코로나19 사태가 변화를 싫어하는 보수적인 일본 사회를 변화시키는 걸까. 최근 일본 사회에는 지난 4월 코로나19 긴급사태 발령으로 시작된 재택근무를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일본 경제계는 그동안 디지털화가 진행된 다른 선진국과는 달리 ‘같은 장소에 모여 함께 일을 하는 방식’을 선호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 굳이 출근하지 않으면서 생산성을 올리는 방안을 채택하는 기업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일본에서 재택근무의 선두주자는 전자업체 히타치(日立)제작소다. 히
대법원의 징용 배상판결을 이행해야 한다는 문재인 정부에 맞서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 보복조치를 취한 것이 지난해 7월 1일이었다. 이후 한국에서 불매운동, 일본 여행 금지로 맞서면서 양국 관계는 전후 최악의 상태로 가라앉은 지 1년이 됐다. 그동안 위안부 합의 논란, 자위대의 위협비행에 따른 레이더 조사(照射) 문제도 출구를 찾지 못했다.이런 상황에서 양국 관계를 악화시키는 사안이 잇달아 등장, 올여름 이후 양국이 다시 강하게 맞부딪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최근에는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어기고 일제(日帝) 시대를 미화하는
코로나19 사태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휘청거리면서 누가 그의 뒤를 이을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그의 임기는 내년 10월 21일로 아직 1년4개월 넘게 남아 있다. 하지만 지지율이 20%대로 급락한 여론조사가 잇달아 나오면서 일본 국민의 관심은 ‘포스트 아베’에 쏠리고 있다.일본 정계에서는 정권이 교체되는 조건으로 통상 3개의 법칙이 거론된다. 첫째는 아오키 법칙. 관방장관, 자민당 참의원 간사장을 역임한 아오키 미키오(青木幹雄) 전 의원이 주장한 일종의 경험칙이다. ‘내각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의 합계가 50